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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호남의 금강이라 불리는 대둔산으로 향하다 보면 청정 계곡으로 이름 높은 운주면 금·고당리가 나온다. 이곳은 현대 문명의 이기라 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에도 찍히지 않을 정도로 산세가 깊다. 삼거리 마을에 들어서면 커다란 산봉우리가 눈에 들어오는데, 이 봉우리를 마을 사람들은 ‘선녀봉’이라 부른다. 형상이 옷을 벗은 여자의 나체를 닮았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마을에서 산속으로 좀 더 올라가면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선녀탕’과 나무꾼이 목욕하는 장면을 몰래 훔쳐봤다는 조그마한 언덕이 오롯이 서 있다. 그래서 이 마을 사람들은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가 자자손손 전해져 내려오고, 그 무대가 되는 장소가 곳곳에 있다는 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삼거리 마을 주민들은 이를 마을만의 이야기가 아닌 운주면과 완주군의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2008년부터 ‘선녀와 나무꾼 축제’를 열고 있다.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와 함께 또 하나의 사랑을 받는 옛날이야기가 바로 ‘콩쥐팥쥐’이다. 대표적인 권선징악(勸善懲惡)을 담고 있는 콩쥐팥쥐 이야기 또한, 완주군에서 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콩쥐팥쥐 이야기가 소설의 형태로 처음 발행된 것으로 추정된 대창서원본의 [콩쥐팟쥐젼] 첫머리에는 이런 문구가 나온다. '조선 이조 중엽 시절에 전라도 전주 서문 밖 30리쯤 되는 곳에 한 퇴리가 있으니, 성명은 최만춘이라 하였다…….' 여러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가장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콩쥐팥쥐 배경마을은 완주군 이서면 앵곡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일명 ‘팥죽이 방죽’으로 불리는 두죽제가 있고, [황새골], [원앙재] 등 소설에서 나오는 것과 유사성을 띠는 지명이 많다. 또한 앵곡마을은 전주에 예속된 역참(驛站)이 존재한 마을이었단 까닭에 콩쥐팥쥐 이야기가 생겨나고 전국으로 널리 퍼져나갈 수 있는 충분한 개연성이 있는 지역으로 평가 받는다. 비록 실화인지, 허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옛날 할머니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누워 듣던 이야기가 현대에 와서 현실화되는 곳이 바로 완주군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