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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면서 몸으로 느끼고, 눈으로 보고, 귀도 들으면서 배운것이 참 많습니다.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해 배웠고, 사물을 보는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배우고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옛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된 건 가장 큰 배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몇 년 전에 다녀온 유럽여행이 가장 큰 계기였던것 같습니다. 오래된 고성이,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성당이, 자신의 나라의

왕후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박물관이 너무나 좋았고, 그래서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우리는?  내나라는? 충분히 아름답고

역사가 깊은 우리나라는 어떻게 옛 것을 지키고 사랑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지요.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우리나라의 자연, 문화, 역사에 대해 깊은 애정이 생기고 비로서 여행이 더욱 즐거워 졌습니다. 그렇게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우리나라에 대해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 옛 정취가 남아있는 작은 마을이 참 좋고, 오래된 돌담,

그리고 사찰을 참 좋아합니다. 그 중 저의 사랑을 단단히 받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순천의 '낙안읍성 민속마을' 이지요.

 

순천시 낙안면에 위치한 낙안읍성 민속마을, 산이나 해안에 축조된 성곽과는 달리 넓은 평야에 축조된 성곽입니다.

성내에는 관아와 100여 채의 초가가 있고 낮은 돌담과 작은 밭이 조화를 이루며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조선 태조때 토성을 쌓아 왜구를 토벌한 것을 계기로, 인조때 석성으로 개축을 하고, 오랜세월을 거쳐오면서 훼손이

되었으나, 1983년 성과마을이 사적지로 지정이 되면서 복원이 되었습니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전통적인 주거공간

에서 생활하는 서민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수있는 전통문화로써 길이 보존되어야 하는 소중한 문화유산 입니다.

 

성곽으로 둘러쌓인 가운데에 초가집이 모여있습니다. 저녁이나 아침이면 밥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집 주변의 작은 밭에는 수건을

머리에 쓰시고 밭일을 하시는 어르신들을 뵐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보기만 할수 있는 곳이 아닌, 초가집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고,

식사를 하고 놀이를 즐길수도 있는 곳입니다. 어릴적 할머니 댁을 찾으면 만날수 있었던 정겨운 풍경이어서 마음이 따뜻해 지는

곳입니다. 매번 숙박을 하지 못하고 돌아섰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이번엔 초가집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고향에 온것 같은

편안함에 단잠을 잤던 날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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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에서 조금 늦게 길을 나서서 낙안읍성에 도착했으땐 이미 어두워 졌습니다. 가을의 해가 이리 짧은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순천만에서 시내로 나가지 않고 청암대까지 가서 낙안읍성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도착시간보다 15분 정도를 늦게 온 버스는 레이싱을

하더군요.  구불구불한 길을 거침없는 속도로 달리는데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였습니다. 그 길을 안가봤다면 어둠속에 달리는 길이 그냥 구불

구불한 길이구나 했을텐데, 지난 봄 버스를 타고 지나갔던 그 길은 큰 호수옆을 달리는 길이란걸 알기에,  혼자서 이건 '지옥행 시내버스' 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무서웠습니다. 눈에 독기를 품고 손잡이를 꽉 잡고 기사 아저씨를 째려봤는데, 다행이 무사히 도착! 지옥행이

아닌 낙안읍성 행 시내버스가 맞더군요 ㅡㅡ;  제가 간날 마침 남도음식축제 를 하고 있어서 마을이 북적북적 했습니다. 해바라기의 노래가

마을에 온통 울려퍼져서 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저녁으로 순대국밥과 파전을 맛나게 먹은 저는 구불구불 골목을 돌아 민박집 찾기놀이

삼매경 에 빠졌습니다.  (처음에 저를 안내 해주셨던 아주머니께서 어찌나 골목을 돌아돌아 가시던지요, 길눈이 밝은 저도 한번쯤은 딴길로

헤맸습니다) 티비를 안주삼아 맥주한캔을 홀짝이다가 잠이 들었는데, 일을 마치고 들어오신 주인 아주머니와 그제서야 인사를 하고 본격적으

로 꿈나라로 갈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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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30분에 알람을 맞춰놓았는데, 부지런 하신 아주머니께서 6시에 부엌에서 달그닥 달그닥 ㅋㅋ 외할머니 댁에 가면 저희 할머니가 그러시듯

그렇게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조금 더 뒹굴뒹굴 누워있다가 방문을 열어보니, 비가 온다던 예보와는 달리 상쾌한 아침 공기가 가득 들어옵니다.

이 순간이 참 좋아요. 문을 살짝 열어놓고 이불을 덮고 누워있다가 아침산책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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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게 아침을 맞이하는 낙안읍성 민속마을, 요란하지 않은 상쾌한 아침입니다.

초가지붕 위로 햇살이 한줌 내려앉으면서 그렇게 아침이 시작됩니다. 돌담길을 걸어서 익숙하게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세번쯤 가보다 보니

발걸음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살짝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저보다 먼저 일어나신 두분이 계셨고, 제가 올라가니 그 분들은 벌써 저만치

걸어가시네요. 혼자 털썩 앉아서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초가지붕위도  보면서 얼마간의 여유를 즐겼습니다. 아침산책이 너무 좋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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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보았던 풍경들과는 사뭇 다른 풍경들.

담장 너머로 꽃들이 자리하고 있던 봄. 생기가 넘치는 어린아이의 볼마냥 설레임이 가득했던 봄과는 달리, 가을은 중후한 중년의 신사의

발걸음처럼 차분하고, 차가운 바람에서 약간의 쓸쓸함이 살짝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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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밭을 지나서, 동물농장으로 갔습니다. 낮에는 늘 아이들의 차지가 되는 동물농장은 닭울음소리만 가득합니다.

담 넘어에서 왔다갔다 하는 닭의 자태가 어찌나 멋지던지. 닭의 매력에 빠져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사진을 찍고 지켜봤지요.

오리도, 토끼도 한 울타리에서 함께 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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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마을은 초가집 옆에 작은 마당이 있고, 그 옆에 텃밭에서 상추,배추,무, 등이 자라고 있습니다.

지붕위에 자라고 있는 조롱박, 호박 보기만 해도 정겹고 그리운 것들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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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선암사에서는 개나리를 볼수 있더니, 이곳에서는 매화가 피어있습니다.

봄에도 보고, 가을에도 보고, 아무래도 순천과 매화와는 인연이 있나 봅니다. 마을을 돌아~ 돌아서 조용히 둘러보았습니다.

아직 깨어나지 모든것이 깨어나지는 않은 아침. 그 산책길이 정말 꿀맛같은 행복을 전해주네요 ^^ 꼭 새벽 산책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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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둘러보고 다시 민박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묵었던 집은 쉼터민박. 원래는 은행나무집 할머니께 전화를 했는데, 방이 다 찼다고 방이 있는 집에 예약을 해 놓을테니 꼭 오라고 하셔서

할머니를 믿고, 느지막이~ 낙안읍성민속마을을 갔던 것이지요. 자신의 집에 방이 없다고 그냥 끝내는 것이 아니라 방이 있는 집을 수소문 해서

그집 것까지 예약을 해주시는 할머니. 연세가 적으신건 아닌데, 너무 정정하시고 친절하셔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묵었던 쉼터민박은 새로 지어진 건물인듯 깨끗합니다. 여자 혼자 온것을 생각하셔서 화장실이 방옆에 있는 곳으로 예약을 해주셨지요.

어찌나 감사하던지. 쉼터민박 아주머니도 친절하셔서 숙박비 받는것도 미안해 하시는 통에, 깍아달라는 말은 절대로 못했습니다 ^^;;

깎아먹으라고 주신 배와 감. 모양새는 이쁘지 않지만 맛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

씻고 나오니 아주머니께선 진작에 나가셨는지 안계셔서 인사를 못 드리고 와서 어찌나 죄송스럽던지요.  조만간, 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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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민속마을은 마을만 둘러보아도 심심하지 않은 곳이지만, 곳곳에 위치함 체험장이 있기에 더욱 즐겁습니다.

농기구체험, 옥사체험, 도자기 체험, 등  직접 만들고 느껴볼수 있는 기회가 많지요. 저도 다음번엔 꼭 체험을 해보리라 다짐을 해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곳은 도자기 공방. 이쁜 도자기 들이 어찌나 많은지 사가지고 가고싶은 마음을 매번 억누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만난 초가작은 도서관. 아직 이른시간이라서 세세히 들여다 볼수는 없었지만, 이곳을 보면서 저에게 뭔가 하고싶은게 생겼습니다!

아기자기 초가집에서 읽은 책은 어떤 맛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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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재배하고, 말리신 나물들, 각종 곡식, 직접 볶은 땅콩, 과일들

지난번엔 땅콩을 사먹었는데 어찌나 고소하고 맛있던지요. 덤으로 한주먹을 더 주시던 아주머니 덕분에 기분까지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집 문앞에 조용히 내놓으신 나물바구니를 보면서 가슴이 짠~ 했습니다. 전 유독 이런 풍경에 약해지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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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일찍 마을을 찾아온 사람들은 엄청 큰 장기판에서 장기를 두고, 윳놀이를 하거나, 그네를 타면서 여유를 즐깁니다.

제가 갔던 날은 다문화 가족 합동전통혼례식이 있었고, 세계최장 인절미만들기 기네스북 도전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인절미 만들기를

못본것이 두고두고 어찌나 안타깝던지요ㅜ.ㅜ 진귀한 구경은 아무때나 할수 있는게 아닌데 말이지요.

 

낙안읍성민속마을, 언제나 처럼  아쉬움을 남기고 또 발걸음을 돌렷습니다.

고향같은 정겨움, 할머니같은 따뜻함, 낯설지 않은 그리운 풍경들 때문에 자꾸 찾게 되는 낙안읍성 민속마을.

순천은 제가 사랑하지 않을수 없게 너무도 제가 좋아하는 풍경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오는 겨울날, 다시한번 찾고 싶습니다.

그때는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서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울 좋은 벗과 함께 말이지요 ^^

 

* 오시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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